[픽토리] 고사목이 된 목장의 그늘목

  • 박현득

    입력 : 2018.11.20 11:32

    <고사목이 된 목장의 그늘목>

    여기도 내가 이민왔을 땐 상당부분 소나무 숲이었다.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일까? 숲들이 자꾸만 목장으로 변해간다.
     (너희들의 고조부모들도 내 그늘에서 쉬곤했단다. 애들아. 잘 자라주렴.)

    몇 년 전 일이다.
    한국에서 유학 온 한 학생이 키위(뉴질랜더를 그렇게 부른다) 하숙집에서 쫓겨났다고 했다. 이유인즉 샤워할 때 물을 넘 많이 쓰고 화장실에서 화장지를 넘 많이 써서 그랬단다.
    또 한번은 지인으로부터 화장지가 얇고 단단하게 많이 말려있는 제품 좀 없나? 고 해서 왜 그러냐? 했더니
     얼마 전부터 한국유학생을 하숙 치는데 도무지 화장지 감당을 못 하겠다고 했다.
    뭐 쓸게 그렇게도 없어서 화장지 타령이냐? 하겠지만 그리 간단하게만 볼게 아니다.
    몇 주 전 일이다. 5살배기 옆집 애기가 Toilet paper(화장지) 사용법을 배웠다고 할아버지한테 자랑한다.
    요렇게 요렇게 접어서 요렇게 사용한 후 변기통에 넣고 물을 내려야 한다고....
    아이한테 가르칠게 그리 없어서 화장지 사용법이나 가르치고 있나? 하고 맘속으로 핀잔을 주었는데 ...
    조금 후 다시 생각해보니 나 역시 아무한테서도 화장지 사용법을 배운 기억이 없다. 그냥 알아서 쓰고 있을 뿐이다.
    그래 그렇다.
    몇 개월 전 고국뉴스에서도 공중화장실에 휴지통을 구비해야 느니 없애야 느니 하는 뉴스를 본 일이 생각났다. 다는 아니겠지만 우리네는 화장실 들어가면 화장지를 주루룩 풀어 둘둘 말아 쓱 닦아 휴지통에 퍽 집어넣지는 않는지?
    시시한 거라 가르칠 필요가 없어서 아무도 안 가르친 결과가 아닐까?
    民度(국민의 수준)는 이런 시시한 것들이 모여서 총체적으로 평가 받는 것이리라.

     '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'. 가 생각나는 아침이다.

     

     

    사진/박현득

     

     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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